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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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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쪽과종이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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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같은 기억력을 가진
자칭 천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사

취미는 동북아시아 역사 판타지와
익스트림 스포츠

어느날 누군가의 교통사고의 위험을 도우다
내가 사고날뻔 한걸 그 누군가의 도움으로 피하였고,

하마터면 이세계로 갈뻔했다고
이게다 스포츠 덕분이다고 자조할때

그 누군가와 함께 갑자기
푸른 하늘로 떠 푸른 물속으로 향한다.

아찔한 기분과 함께 정신을 잃는다.




1.

가)
여긴어딜까를 생각하는 찰나
정신차리라며 나를 호되게 꾸짖는 영감이 나타난다.

복식으로 보니 조선전기시대 촬영장인 듯하다.
영감님 연기가 끝내준다.

왕이 말을 타고 나타나더니
모양사납게 낙마를 하고 말았다.
왕 연기가 어설프다.

왕이 나를 바라보더니
쓰지 마라고 한다.

아 나는 사관인가 보다
태종의 그 유명한 사관.

난 즐겁게 쓰지말라고 했다는걸 그대로 적었다.

그런데 카메라도 안보이고
촬영이 끝낼기세도 아니다
자꾸 연기 베테랑 영감님은 역정을 아주 잘 내신다


나)
내가 왜 이시대로 왔는지 도저히 알수는 없다.
하지만 이시대의 궁금증은 참을수 없다.

특히 그녀. 맞다 그녀다. 분명 그녀다.
덕분에 살았고, 같이 아찔해진.
국적도 나이도 알수 없는 성별마저 묘한듯한 외모.

이 사관이 왜 그토록 태종 옆에 있으려 했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가끔 나타나는 그녀와 태종이 나누는 이야기를
도저히 듣지 않고서는 참을 수가 없다.

그 결과가 무엇인지 잘알고 있지만
이 상황을 종료하기 위해서는
그것외에는 방법이 없다.

잠입에 성공
아무래도 명국출신으로 보이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녀의 놀라운 이야기와 알수없는 이야기들을
결국 유배와 맞바꾸었다.


다)
내가 아는 모든 현대지식을 동원하여
즐거운 유배생활을 하고 있다.

오늘은 비차를 만들어 보았다
군관들의 놀라움을 뒤로한
높은 하늘위에서
명국과 가까운 이 유배지 주변에 조심히 물어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그녀의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다시 만나보고 싶다.

이 느낌이
궁금함을 위한 것인지
반가움을 위한 것인지
두려움을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지만
다시 만나보고 싶다.

아찔한 느낌과 함께
푸른하늘 속으로
바람을 느껴 날아본다.



2.

가)
소란스럽다.
처음 바다로 향하던 아찔함이 똑같았다.
이번에도 베테랑 연기자스러운
영감님의 호통은 똑같았다.
아 발성좋아.

어디지.
복식을 보아하니 비슷한 시대인 것 같다.
장소로 보아하니 관청.
내눈앞에 책을 보아하니 웬 이과서적!

혹 장영실인가? 해서 모른척 슬쩍 물어보니
왜 그쪽일에 신경쓰냐며
상감께서 지시하신 천문력 업무에 대한
호통이 되돌아온다.

세종 집현전 천문박사?
난 문과인데!
스포츠용 기계제작 취미용 지식이 전부인데!
하늘보다 바다보다 아찔하다.

시간을 벌 묘책이 필요하다.
태종때의 경험을 보자면 원래인물의 지식과 기술을
어줍짢이 쓸수는 있지만
그게 완전히 내것이라는 인식을 가질수는 없었다.
알듯말듯 어렴풋한 기억과
젓가락질 처럼 내재된 기술 정도는 가능했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완전히 내것으로 삼으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아 이시대 천문력이 참조했던 참조도서가 뭐였지?
맞다 회회력!
이미 있으면 어쩌지를 무시하고
최신 회회력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그리고 사람! 사람을 더 달라고 외쳤다.


나)
내가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해본적이 있던가?
세종조 천문학 서적을 안읽어본게 후회된다.
회회력 덕분에 시간은 벌었지만 부족하다.
시간이 몇년 더 필요하다!

이때 세종조에 가장 궁금했던 인물인
박연 선생이 도와주었다.

마치 나의 상황을 알고 있는듯
묘한 웃음과 함께
박연 선생은 나의 어리숙한 질문에도
답을 세세히 알려주었다.

가끔씩 장영실 어르신 제작품을 보러가는게
이시대의 유일한 재미다.
천문도구 기본설계는 내가 맡았지만
어르신의 제조기술은 놀라웠다.

슬쩍 다른 시대의 의견도 주면서
익스트림 자전거를 만들어볼 요량으로
여러 기술을 알려준건 잘한건지 모르겠다.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키질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그덕에 가마사건이 없어져서
어르신 말년을 편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
어르신의 사건은 피해가지 못했다.
타임 패러독스 여파일거라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훈민정음 반포를 반대하려는 이들에게
적극 대항한건 역사를 지켜야 한다는
그 반대급부였으리라.

하지만 몸약한 문종과 어린 단종을 대신해
세조가 외교 업무 대행에 나타났을때
그때의 안타까움이란
이를 어찌할까
하지만 세조는 나를 무척 반가워했다.
나와 세조는 여러 일을 같이 했던 사이였다.

조선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면
어디일까의 고민은 늘 세조였다.

세조에 의해 소멸된 집현전이
500년 동안 이어졌기를 늘 바랬다

그런 세조와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운 사이였다.
그 호의로 나는 살아남겠지.

처음엔 인사비리를 저지르고
낙향하여 잊어버리려 했지만
세종이 다시 불러
문종과 안평, 세조사이를 융합해주길 부탁하였다

타임패러독스 여파는 내가 맞겠다고 결심하고
문종과 단종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학문을 융성하는
이 문화를 지키기로 하였다.

그때 세조옆에 그녀가 나타났다.
행색은 남자였지만 확실히 그녀였다.

반가움과 함께 섬뜩함이 들었다.
그녀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처럼 그녀도 나를 알아보는가?
태종과 세조 옆에 그녀라.
적이어야 할지 동지여야 할지의
혼란스러움에 매몰되었다.

하지만 이후 그녀를 10년 넘게 보지 못했다.


라)
그녀인지 그인지는 악마였다.
적어도 나에게 그러하였다.

그것이 해온걸 알았을때
그것을 칼로 처단하고자 했지만 되지 않았을 때
슈퍼내츄럴을 계속 떠올렸지만
마땅히 해결책이 없었다

그 악마는 10년 넘게 나와 마주치지 않으면서
내주변을 파고 들었었고
나는 그걸 너무 늦게 알았고
모두 세조의 뜻대로 흘러간 이유도 알게되었다.

초도품으로 어르신과 함께 만들어본 핸드건을 찾아왔다.
나와 함께 패러독스가 발생되어 되돌아가길 기대하며
그것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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