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13

[단편] 기본직업자 이루의 하루 수많은 기본소득 논란 끝에 기본소득 대신 기본직업 제도가 만들어지고 시행된지 30년째다. 이루는 한소도시의 시민이며 주중 3일은 개인직업을 3일은 기본직업을 한다. 다른 대부분의 도시는 2일,2일이 정착된지 오래이다. 하지만 이도시는 인구수가 너무 적다고 새로 들어선 행정부에 의해 3일,3일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지자체 제도결정기구인 4각 대분과에서 치열한 논쟁끝에 도입됐었다. 그의 개인직업은 건축가이다. 대학과 유학, 경력을 거쳐 개인 사무소를 차린지 10년 직원 2명과 함께 소도시의 작은 건물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의 기본직업은 도시환경가이다 도시의 환경을 정리하는 수많은 환경로봇,청소로봇들을 관리하여 도시의 환경을 감시하고 청소한다. 9시. 해가 더운 여름날 사무실의 어제 공기를 오늘 공기로 바꾸며.. 2021. 8. 5.
꿈단편 - 만남 "아스트로 오늘도 바라보니?" 아스트로는 매일 은하를 바라보는 아이이다. 은하와 은하가 충돌될 때 지적생명체간 교류의 흔적을 매일밤 하늘이 좋기를 기다려 찾는다. 부모로부터 들었던 지적생명체 흔적을 찾는 방법으로 은하간 충돌시 항성계간 거리가 그나마 가까워질 수 있고 이 때 항성단위의 비자연적인 흔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천문학자 아만다의 이론이다. 확률상으로도 불가하고 설령 있다해도 그 비자연적 흔적이 관측되긴 어렵다는게 천문학계의 상식이었다. 어렵다는 이유가 오히려 아이의 호기심을 일깨워주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결과 뿐인 충돌은하 스펙트럼 분석결과를 내내 들여보다가 엄마에게 천문관측시절 옛날이야기 듣는 걸로 초여름에 들어서는 포근한 이 밤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 "그래 아빠도 그걸 찾으려 했지. 그.. 2021. 4. 20.
꿈단편 - 깊고 푸른 바다 : 종막 오늘도 경보에 잠을 깬다. 수십년간 늘 있던 반란군 경보 보다 몇 차례 없었던 시공간 경보가 근래에는 수차례다. 미증유의 시공간 폭발로 지구 전체가 파괴적인 상태로 바뀐지 오래된 이때 반란군들의 침공보다 이 시공간 경보가 반란군들 마저도 얼씬도 하지 않을 경각심을 일깨우게 된다. 오래전에 세워진 바다 플라스틱 정제장치의 거대한 고철이 이제는 바다가 아닌 사막이 되어버린 곳에서 칠흙같은 하늘 아래를 밝혀주는 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지의 핵융합 발전을 위한 엔지니어 이기도 한 그녀는 시공간 균열의 감시와 보고가 더 중요한 업무이다. 이곳에서 발견되는 시공간 균열 물질은 백여년의 노력끝에 그 극소수 양만으로도 공간왜곡을 가능케 하여 우주 워프 기지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태양계.. 2021. 4. 11.
꿈단편 - 깊고 푸른 바다 : 장막 가슴의 통증이 일병을 깨웠다. 좀전 까지 포격과 총성이 가득한 해변이었지만 지금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평온한 태평양 산호초 섬 밤해변이다. 의구심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내 섬반대편으로 가야하는 의무감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건 꿈이었나, 자신도 모르는 몽유병이 있는건지 기억을 떠올려 보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문득 가슴의 통증이 다시 나타나 들춰보니 가슴이 온통 무언가에 데인듯한 자국이다. 점차 기억속의 처참한 전장속 묘령의 이가 사실로 인지되기 시작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이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주는 이질감이 점점 커져가는 소화불량감 같은 불편을 주기 시작했다. ...... 반대편 마을에 도착했을때 이윽고 자신이 알던 섬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부대도 상사도 짐도 머물던.. 2021. 4. 11.
꿈단편 - 깊고 푸른 바다 : 서막 세계 군악대회와 군인대회가 올해는 태평양 휴양지 섬에서 소규모로 열렸다. 큰 도로도 넓은 광장도 없지만 비행기가 내려앉는 긴 해변 활주로와 잘 가꾸어진 드넓은 초원과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농장 그리고 아름다운 도시와 이들을 배경으로 하는 리조트들과 유람선이 정박하는 항구가 있는 곳이다. 평소 도로와 광장을 자석구슬 매트릭스처럼 절도있게 매우던 군악대들과 군인들 중 이곳에 처음 온 이들은 다소 낯선 곳에서 제식연습을 하게 된다. 이곳 출신 장군의 명예회복을 기념하기 위한 오래된 연례 행사이다. 외지인들에게는 장군보다 세계적인 휴양지에서 열리는 군악대 페스티벌와 바다 에어쇼로 더 알려져 있다. 그들을 태우고 온 군함과 에어쇼 비행단의 비행기들이 도열한 아름다운 해변에서 군악대는 피어오르는 활주로 아지.. 2021. 4. 4.
꿈단편 6 1이 언짢아 하는 한숨을 쉰다 2가 어이없어 하는 한숨을 쉰다 3이 어리둥절해하는 한숨을 쉰다 4가 귀찮아 하는 한숨을 쉰다 5는 콧바람을 내며 한숨을 쉰다 6은 애써 무덤덤한 한숨을 쉰다 한심하거나 험상궂거나 무표정한 얼굴의 6인이 수면실 가운데 앉아있다 우리를 내려준 비행정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멀어져간다 안에서는 그 소리와 진동만 들린다 "언제 열어줄꺼야!" 1이 언짢아 하며 말한다 "이대로 계속 있는다고?" 2가 어이없어 하며 말한다 "진짜?" 3이 어리둥절해 하며 말한다 "열리든지 말든지~" 4가 귀찮아 하며 말한다 "오예* 킁킁" 5가 콧바람을 내며 말한다 "........." 6이 눈감은채 혼잣말로 말한다 드문드문 풀이 있는 사막한가운데 떨궈진 이들을 가두고 있는 이동요새를 마른 흙바람이 흝.. 2020.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