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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story15

꿈단편 - 깊고 푸른 바다 : 장막 가슴의 통증이 일병을 깨웠다. 좀전 까지 포격과 총성이 가득한 해변이었지만 지금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평온한 태평양 산호초 섬 밤해변이다. 의구심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내 섬반대편으로 가야하는 의무감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건 꿈이었나, 자신도 모르는 몽유병이 있는건지 기억을 떠올려 보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문득 가슴의 통증이 다시 나타나 들춰보니 가슴이 온통 무언가에 데인듯한 자국이다. 점차 기억속의 처참한 전장속 묘령의 이가 사실로 인지되기 시작하면서 아무것도 없는 이 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주는 이질감이 점점 커져가는 소화불량감 같은 불편을 주기 시작했다. ...... 반대편 마을에 도착했을때 이윽고 자신이 알던 섬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부대도 상사도 짐도 머물던.. 2021. 4. 11.
꿈단편 - 깊고 푸른 바다 : 서막 세계 군악대회와 군인대회가 올해는 태평양 휴양지 섬에서 소규모로 열렸다. 큰 도로도 넓은 광장도 없지만 비행기가 내려앉는 긴 해변 활주로와 잘 가꾸어진 드넓은 초원과 천혜의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농장 그리고 아름다운 도시와 이들을 배경으로 하는 리조트들과 유람선이 정박하는 항구가 있는 곳이다. 평소 도로와 광장을 자석구슬 매트릭스처럼 절도있게 매우던 군악대들과 군인들 중 이곳에 처음 온 이들은 다소 낯선 곳에서 제식연습을 하게 된다. 이곳 출신 장군의 명예회복을 기념하기 위한 오래된 연례 행사이다. 외지인들에게는 장군보다 세계적인 휴양지에서 열리는 군악대 페스티벌와 바다 에어쇼로 더 알려져 있다. 그들을 태우고 온 군함과 에어쇼 비행단의 비행기들이 도열한 아름다운 해변에서 군악대는 피어오르는 활주로 아지.. 2021. 4. 4.
꿈단편 6 1이 언짢아 하는 한숨을 쉰다 2가 어이없어 하는 한숨을 쉰다 3이 어리둥절해하는 한숨을 쉰다 4가 귀찮아 하는 한숨을 쉰다 5는 콧바람을 내며 한숨을 쉰다 6은 애써 무덤덤한 한숨을 쉰다 한심하거나 험상궂거나 무표정한 얼굴의 6인이 수면실 가운데 앉아있다 우리를 내려준 비행정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멀어져간다 안에서는 그 소리와 진동만 들린다 "언제 열어줄꺼야!" 1이 언짢아 하며 말한다 "이대로 계속 있는다고?" 2가 어이없어 하며 말한다 "진짜?" 3이 어리둥절해 하며 말한다 "열리든지 말든지~" 4가 귀찮아 하며 말한다 "오예* 킁킁" 5가 콧바람을 내며 말한다 "........." 6이 눈감은채 혼잣말로 말한다 드문드문 풀이 있는 사막한가운데 떨궈진 이들을 가두고 있는 이동요새를 마른 흙바람이 흝.. 2020. 12. 25.
꿈단편5 # 의자에 그가 나타나고 있다 식탁을 채운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비워둔 의자에 그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서 올 그를 맞이한다 # # 기차가 그냥 지나간다 기차가 정차하지 않고 달려간다. 기차를 타지 못한 우리는 그들이 곧 들이닥칠것을 예감한다 미래가 바뀌었다 # # 미세한 꽃가루 같은 균으로 퍼진다 지금 여기 사람들은 이게 균으로 퍼지는 것을 모른다. 잡혀온 사람들의 배에 꽃으로도 보이고 패각으로도 보이는 그것에 다가가 신기한듯 쳐다본다 멀찍이 떨어져 나를 미래로 데려가길 기다린다 # # 이곳은 패각이 나타난 곳이다 숲속에 세워진 도심. 도심속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나만 무엇에 닿을까봐 조심하고 있다. 버스가 먼지를 내며 지나간다. 이번엔 왜 여기지 # # 의자에 그녀가 나타나고 있다 그녀는 마치 미.. 2020. 12. 19.
꿈단편4 # 바람이 심상치 않은 소리를 내며 분다. 버스가 유독 늦는다. 오늘 안으로 간다고 말씀드렸지만 했지만 해가 지면 걱정하시는 얼굴이 떠올라, 고개를 들어 해를 찾아 바라보며 지평선과의 거리를 가늠해본다. 햇살의 따사로움과 함께 구름은 보이지 않는 깊고 파아란 호수같은 가을 하늘의 가을날씨 가운데, 바람속에서 비냄새와 함께 맡아본적 없는 냄새가 느껴진다. 심상치 않는 바람소리가 스산함을 전해준다. # 앉아있는 의자가 먼지내음을 내면서 덜컹거리며 버스가 강둑 위를 올라서기 시작했다. 가을하늘 빛을 받은 아주 유유히 흐르는 넓은 강이 조금은 조급해진 시야에 들어올거라 기대했는데, 거대한 파도처럼 움직이는 거대한 물덩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물이 살아있는 하나의 생물체 처럼 바람을 타고 강둑을 덮치려는 듯.. 2020. 9. 27.
[JH 16세] #4 로위성계:아이론행성:하비시외각 - J & Load 펍 옥상 #4 로위성계:아이론행성:하비시외각 - J & Load 펍 옥상 숲가장자리의 넓은 초지가 바라보이는 풀숲내음 가득한 펍에 도착한건 경기가 연장전으로 들어가기전 휴식시간이었다. 이미 깜깜한 밤이 되었고 로열박스 우리구역의 앞자리는 가득차있다. 이럴땐 2층 옥상에서 입석구역에서 가서 보는게 그나마 낫다. J & Load 펍의 거대한 오네마 스크린은 스타디움의 로열박스와 바로 위의 2층 스탠드 시점을 둘다 제공해주기 때문에 스탠드 시점에서도 훌륭한 관람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펍 한쪽 벽만 스크린이 아니라, 대형 스크린의 아래에 자그마한 펍이 붙어있는 듯한 구조이다. "하하 황제의 한숨 쉬는 표정 봤어?" 2층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떠들어 본다. 나야 축구 보다 황제의 표정이 더 재밌지만, 쥬드는 답답한 축구 때.. 2014. 7. 13.